백범김구가 독립운동가 김형진의 손자 김용식에게 선물한 글씨 `광명정대`. 사진=문화재청 제공
백범김구가 독립운동가 김형진의 손자 김용식에게 선물한 글씨 `광명정대`. 사진=문화재청 제공
백범 김구 선생의 글씨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백범 김구 선생이 1949년에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을 기념해 쓴 글씨를 독립운동가 김형진의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아 지난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 인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고국에 돌아온 백범의 글씨 `광명정대(光明正大)`는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뜻으로, 1949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을 맞아 백범이 독립운동 동지였던 김형진의 손자 김용식에게 손수 써 선물한 것이다.

독립운동가 김형진은 백범과 1895년 무력으로 일제를 격퇴할 것을 결의하고 중국 심양에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동행했으며, 1896년에는 백범과 함께 의병에 가담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1898년 동학의 접주(接主)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일제의 고문 끝에 생을 마감했다.

광복 후, 백범은 김형진의 유족들을 자주 보살폈으며, 서거하던 해인 1949년 김형진의 손자인 김용식에게 `광명정대`를 써서 선물했다. 이후 이 글씨는 1960년대에 김용식의 6촌 동생 김태식에게 전달되었고, 김태식 씨는 1973년 이를 가지고 미국 이민을 떠났다. 올해로 83세인 김태식씨는 지난 4월, 2021년 개관 예정인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 `광명정대`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며 주 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관을 통해 정부에 무상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글씨에는 `광명정대(光明正大)` 네 글자와 글씨를 선물 받은 김용식의 이름, 작성 일자가 적혀있으며, 백범의 인장 2점(金九之印, 白凡)이 찍혀있다. 전문가들은 이 글씨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었던 백범의 휘호여서 그 희소가치가 클 뿐 아니라, 필체에서도 백범의 기백이 잘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2021년 개관하게 될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서 글씨를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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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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