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등학교 10개교 중 6개교에서 학생 수보다 더 많은 상장을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보다 발급된 상장이 2배나 많은 학교도 상당수인 반면 상장을 적게 발급하는 학교도 있어 스펙 양극화 우려도 나온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고등학교별 교내상 수여 현황`에 따르면 전국 2348개 고등학교 중 1449개교(62%)가 학생 수보다 발급한 상장이 더 많았다.

서울 A고등학교의 경우 학생수는 816명인데 반해 발급된 상장은 8387개로 학생 1명당 평균 10개 이상의 상장을 받는 등 스펙 부풀리기가 여전했다. 반대로 경북 B고등학교는 792명의 학생에게 87개의 상장 밖에 수여하지 않아 스펙 양극화 현상도 존재했다.

1449개교 중 학생 수보다 발급된 상장이 2배나 많은 학교는 670개교로 조사됐으며, 17개 시·도 중 상장 수가 학생 수보다 적은 곳은 부산, 대구, 경남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는 학생부종합전형 등으로 인해 스펙 부풀리기, 상장 인플레가 가속화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국 고등학교 중 학생 1명당 상장을 가장 많이 발급하는 지역은 세종시로 학생 1인당 평균 2.55개의 상장을 발급했다. 이어 충남이 1.98개, 경기 1.95개, 충북 1.8개 등 순이었다. 대전은 1.21개로 전국 17개 시·도 중 12번째로 높았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종 지역 고등학교는 총 15개교로 학교와 학생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며 "표본이 적다 보니 특정학교에서 교내 대회를 많이 개최하면 비율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어 타 지역과 같은 잣대를 놓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만 놓고 보면 상장을 남발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며 "교내대회 개최시 참가자의 2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수상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영 의원은 "다양한 교내 대회가 열리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성취감을 이끌어내지만 교내상을 남발하는 학교들이 많아 공정한 평가 잣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스펙 부풀리기와 스펙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상경력을 삭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또 교내대회 개최 횟수와 상장 수 등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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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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