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후 처음으로 50%대로 하락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지난 19대 대선 이후 가장 낮게 조사됐다.

폭염으로 인한 정부 전기요금 인하 방식과 규모가 기대치에 못 미쳤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특검, 인터넷 은행의 은산분리 규제완화 방침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3일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8월 2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5.1%포인트 내린 58.1%를 기록해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에 힘입어 높은 정당지지율을 기록하던 민주당의 지지율도 전주 대비 2.2%포인트 내린 40.6%를 기록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직전인 지난 4월 4주차(39.6%)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지지율로 집권당이 된 이후로는 최저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5월 1주차(77.4%) 이후 지난주까지 3개월 동안 19.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경제·민생에 대한 부정적 심리의 장기화와 더불어, 지난주에 있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특검 출석,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방식과 수준에 대한 비판여론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문제 등 경제악화에 따른 불안심리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가 열린 주와 지난주를 비교하면 진보층과 중도층이 큰 폭으로 이탈한 민주당은 50%대 후반에서 40%선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반면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크게 결집한 정의당은 한 자릿수에서 10%대 중반까지 배 이상 상승해 민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정의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은 민주당의 이탈층을 흡수하지 못했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변화도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진보가 실수하면 보수의 지지율이 오른다`는 공식을 깨는 것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내려가면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이 그동안의 공식이라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를 두고 정치판 자체가 변화하는 것이라는 풀이도 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이 최근 보수적 경제정책을 내놓자 진보 성향이 강한 이들이 정의당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과거에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세가 비슷해 마음놓고 정의당을 지지할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정치 지형 자체가 변했다. 민주당의 압승한 만큼 이제 한국당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한 진보층들이 이제 마음놓고 정의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6-10일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3만 9522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10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포인트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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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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