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에서 역대 최장·최고기온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더위를 식혀줄 거라고 기대했던 태풍마저 한반도를 비켜가면서 2018년 8월의 충청은 가마솥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20년 전 1998년 8월의 충청은 IMF의 충격과 함께 무심하게도 쏟아진 폭우로 곳곳이 물속에 잠겼다.

충북 보은지역에는 1998년 8월 12일 하루에만 400mm의 푹우가 내려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4800여㏊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1980년 이후 18년만에 최악의 수해를 입었다. 축사가 물에 잠기자 주민들은 소들을 긴급대피시키기도 했다. 대전 충남지역에도 대전 186mm, 공주 131mm, 홍성 157mm의 폭우가 내렸다. 이 비로 대전에서는 유성천이 범람할 위기에 처하고, 유성구 11, 대덕구 4가구 등 20여 세대가 침수됐다.

충남도는 1998년 8월 3일부터 13일 사이 내린 호우로 모두 18명의 인명피해와 1049억 2600만 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집중호우로 대청댐과 충추댐, 보은, 당진 등 수해지역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해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또 습한 기후로 각종 전염병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각 자치단체에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물난리와 IMF의 악재 속에 각 지자체를 비롯한 문화예술단체들은 상황에 맞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섰다.

대전시는 `IMF형 예산편성` 지침을 마련해 각 실과에 전달했다. 이 지침은 소비 위축, 고실업, 기업 수익률 저하 등으로 세입이 줄어드는 반면 실업 및 복지관련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상예산의 총액관리제와 일몰법제 도입을 골자로 했다. 시는 부서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일반운영비, 여비, 재료비 등 경상예산의 총액관리제를 도입하고 특정목적으로 별도 관리하는 특별회계, 기금 등은 반드시 5년 이내의 공기를 성정하는 일몰법제도를 적용했다. 또 예산절감 우수단체와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또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전시장 오픈 행사장에서 화환, 봉투 등 과소비성 오프닝을 줄이고 테이프 커팅 행사를 생략하는 등 시대적 상황에 맞는 행사 문화를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간단하고 부담없는 오픈행사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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