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독서교육을 위한 진짜 공간...공자가 와도 스마트폰 이길 수 없지만 독서는 가능

"아이들이 책과 연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동선(57·사진) 계룡문고 대표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는 것처럼 아이에게도 책을 선택할 자유와 권리를 줘야 책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며 자신의 독서론을 밝혔다.

이 대표는 "아이가 책을 처음 접할 때 부모는 그저 적절한 책을 골라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주기만 하면 된다"며 "아이가 독서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행위로 인식해 책을 스스로 좋아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일방적인 독서를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독서교육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독서를 즐겨하기를 원하면서도 책을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닌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건네는 방식은 강요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예로 부모들이 아이가 어릴 때 50권 이상의 전집을 사주고 읽게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독서교육에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책을 곱씹어보고 이해할 시간이 필요한데 전집을 사주게 되면 빨리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은연중에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좋아서 만나는 사람도 남이 만나보라고 강요했다면 싫어졌을 것"이라며 "아이가 조금씩 책을 좋아하고 독서에 푹 빠질 수 있도록 지켜봐 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부모가 원하는 독서교육의 효과는 아이에게 책을 선택할 자유가 주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서를 통해 바탕지식을 쌓으면 학교수업 내용과도 연결이 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독서가 자연스러워지면 공교육 현장의 학습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힐 때 과도하게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책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 대표는 아이의 독서속도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너무 서둘러 독후감을 쓰게 하거나 독서활동을 평가하려고 하면 아이는 금방 책과 멀어진다"며 "책을 읽어줄 때도 가르치려 들지 말고 천천히 아이의 속도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서점이 교육적 효과를 위한 `진짜 독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책에 푹 빠지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책을 장난감처럼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독서가 따분하고 정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는 책을 멀리하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과 책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형서점에서도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자신의 서점에서 진행한다. 매일 오전 10시 서점 견학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북 콘서트 등을 진행하며 올바른 독서교육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점은 상업적 공간이 아닌 교육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한 뒤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장소가 아닌, 아이와 부모가 책을 통해 성장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책 대신 스마트 폰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 세태를 아쉬워하며 "공자가 살아 돌아와도 스마트 폰을 이길 수 없지만 책은 스마트 폰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독서문화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 회사, 학교, 병원, 집 어디든 책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항상 가까이에 둘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사람이 책을 통해 느끼는 감정, 감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가족공동체와 사회에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독서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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