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서 차기 민주당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7선의 이해찬 의원을 주목하는 것은 팔이 안으로 굽는 이치와 흡사하다. 청양 출신이면서 세종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데다 같은 값이면 지역 연고 인사가 8·25 전대에서 승리할 경우 지역민들 눈에도 뿌듯하게 비치기 마련이다. 이런 기대치와 맞물려 3인 당권 주자중 이 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며칠 전 21대 총선 불출마 계획을 밝히며 배수진을 친 것도 여론 지지율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의원은 상대적으로 지역 색채가 묽은 편이다. 국회의원도 서울관악에서 내리 5선을 한 그다. 이를테면 출향 정치인의 `성공모델` 쯤 된다고 봐도 무방하며 실제로 그는 역대 정권에서 장관, 총리를 지내는 등 정치인으로 고점을 찍기도 했다. 그런 이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1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역민들 시선도 각별해 보인다. 충청의 대표적인 진보진영 정치인인 이 의원이 집권여당 대표로서 손색이 없다는 암묵적인 집단정서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여기엔 이 의원이 충청브랜드라는 자존감도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이 의원이지만 100% 만족스러워할 수 없는 부분이 없지 않다. 원인을 꼽자면 이 의원의 언행에서 감지되는 `당면한 충청현안`과 관련한 일종의 무심화법과 무관치 않을 듯하다. 이 의원의 정치적 캐릭터로도 간주될 수 있는데 요컨대 지역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맞장구를 치거나 화답하는 유형과는 거리감이 있다.

이 의원도 이젠 연고지인 충청과 관련한 현안문제에 대해 좀 더 직시하고 지역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 어제 국회 기자간담회를 가졌지만 앞으로 그런 자리가 또 생기면 지역민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줄 만한 시원한 정책적 발언을 내놨으면 한다. 어떻게 보면 충청은 `역차별` 을 받아온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역을 챙기는 데 조금 익숙해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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