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다리의 가격 장강명 지음/ 아시아/ 136쪽/ 1만 500원
올 1월 30일 워싱턴 의회 국정연설 연두교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성호 씨를 소개했다. 그는 "지성호의 이야기는 모든 인간의 자유 갈구를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에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다시 한 번 그를 언급하면서 지 씨의 이야기는 세계에 알려졌다.
지 씨는 198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고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6년 열차 사고로 한 손과 한 다리를 잃고 꽃제비 생활을 했다. 2006년 북한을 빠져나와 목발을 짚은 채 중국에서 라오스, 미얀마, 태국까지 1만 km를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
이 책은 기자 출신으로 날카로운 현실 의식을 가진 저자가 소년 지성호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논픽션이다. 저자는 잘려 없어진 한 팔과 한 다리의 가격이 아니라 아직 갖고 있는 한 팔과 다리의 힘을 말한다. 불굴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굶주린 소년이 석탄으로 알고 훔쳐온 아무 가치도 없는 잡석을 사주었던 할머니의 마음이 독자를 울리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가물거리는 희망을 보여준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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