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진 한 장에 눈길이 갔다.

어디인지를 특정하지 않고, 오로지 사진만 놓고 보면 흡사 늪지대 정도로 보였다.

반전은 이곳이 북극이란다.

우리가 생각하는 북극은 사방이 온통 흰눈으로 덮여 쌩쌩 불어 닥치는 바람에 애처롭게 있는 북극곰 정도를 볼 수 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한 연구진이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쪽 극지방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탄소 성분이 언 땅에 갇혀 있는 비율이 40년 전에 비해 13%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지역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탄소 순환(생물, 땅, 물, 대기 등 사이에서 일어나는 탄소의 순환 과정)이 활발해 지고, 과거 얼음 지대였던 곳에 나무가 자리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앤서니 블룸 연구원은 "기온의 상승으로 이 지역의 툰드라 생태계가 전혀 다른 생태계, 북부 한림수림(온대와 한대 사이에 있는 야한대 지역의 침엽수림 지대)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에 숲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지구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더워졌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도 지구 대기권을 덮은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최악의 여름 나기를 하고 있다.

열돔의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당장 지구온난화를 가속할 온실가스 등을 줄이지 않으면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는 더 강하게 빈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 2014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20년 발생 가능한 폭염 예측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2020년은 `이른 폭염과 마른장마`, `한 여름 폭염`이 동시 발생한다면 30일이 넘게 지속되는 폭염도 가능하다고 봤다.

기상청도 2050년까지 한반도 평균 기온이 3.2도 상승하고, 폭염 일수도 현재보다 약 3배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했다.

환경부 역시 폭염으로 인한 사망 부담이 인구 10만 명당 0.7명(2010년)에서 2036년 1.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기상과학원과 미국 마이애미대가 공동연구한 `한국의 도시에서 기후변화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도 이와 대동소이하다.

문명의 이기는 우리의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었지만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기후변화가 보내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