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장편영화 `대전블루스`가 대전 대청병원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박철웅 목원대 영화영상학부 교수가 메가폰을 잡았고, 대전출신 배우 현석과 지역 극단 `앙상블`의 대표 이종국 등 지역 출신의 중견 배우와 반민정, 배우 이덕화의 딸 이지현, 이경민 등 젊은 배우들도 이번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또 목원대, 공주영상대 등 지역대학의 영화학도들이 단역배우, 스태프 등으로 참여했고, 18일간 진행되는 모든 촬영이 대전에서 진행된다.

또 지난 6월 장맛비 사이로 철도영화제 `시선을 잇다-열차의 도착`이 3일 동안 진행됐다. 영화제 기간 중 진행된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야외 상영회는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연주와 영화 `제너럴` 그리고 빗소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1904년 대전역 완공과 경부선 개통으로 근대도시 대전에서 열리는 철도 영화제라는 것과 더불어 지역의 청년 영화인과 문화 기획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영화 `대전블루스`와 철도영화제는 각각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대전시·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영화 콘텐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영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전에서 만들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사례 외에도 지역 영화인들은 저마다의 열정을 가지고 지역의 특색을 살린 콘텐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대전블루스` 탄생의 이면에는 `단편독립영화 지원사업 폐지`가 있다. 진흥원은 총 제작비 5000만 원이 소요되는 장편영화 제작을 위해 기존 3편에 총 1000만 원이 지원되던 단편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을 중단시켰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영화산업 발전의 토양이 되는 사업이 중단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의 한 영화인은 "모든 영화인은 단편영화를 통해 성장한다"며 "지역에서 장편영화 제작소식은 반갑지만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최전선에 서온 단편독립영화제작지원은 대전의 영화예술 발전에 있어서 꼭 필요한 사업이다"고 지적했다.

박철웅 교수가 "스튜디오 큐브의 건립을 지켜보면서 대전이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는 공장으로 전락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대전블루스의 제작계기를 밝혔듯 지역에서 제작되는 콘텐트에 대한 관심과 폭넓은 지원이 필요한 때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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