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밤이 괴로운 수면장애, 극복 방법은?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늦은 밤 잠 못 드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잠 잘 시간이 아까워 자고 싶어도 참는 경우도 있겠지만,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잘 시간이 됐는데도 잠이 오지 않아 괴로워하곤 한다.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의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을 받는다. 따라서 몸은 무척이나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특정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생체리듬의 혼란에 의해 불면증이 유발됐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생체리듬을 정상화시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다음 습관들을 일상생활화 해야 한다.

먼저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수면장애는 원인이 무엇이든 생체리듬의 불규칙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식사, 활동, 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일어나는 시간`이다.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잠을 자기 위해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상태를 유도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 밤은 꼭 자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오늘도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잠을 잘 자게 하는 비결이다. 잠을 푹 자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잠은 저절로 찾아온다.

또 낮에는 눈을 크게 뜨고 햇볕을 쬐야 한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됐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돼 수면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전날 밤 이루지 못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에 오래 동안 눈을 붙이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이 깨져 수면장애가 악화되기 마련이다. 또한 실내에서만 일하는 현대인들은 태양광선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틈만 나면 햇볕을 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수면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수면장애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점차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한다. 결국 더 많은 약을 먹어야 잠에 들 수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 아래 복용해야 한다. 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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