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는 최근 20년간 급부상한 `바이오아트`를 다루고 있다. 바이오아트는 기술의 진보로 인한 생명의 창조적, 비판적 활용을 시도한다. 바이오아트는 생명의 미적 가능성을 예술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학적, 사회적 맥락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미래 인간에 대한 미술적 상상력은 `신체변형미술`이라는 형태로 몇 차례 시도되었다. 2005년 매사추세츠 현대미술관 `동물되기(Becoming Animal)`전과 2011 도쿄도 현대미술관 `변형(Transformation)`전이 대표적이다. 또한 `바이오아트`를 본격화한 2008 리버풀 `피부-인터페이스(SK-interface)`전과 2013년 린츠의 `발생프로젝트: 합성생물학-실험실로부터의 생명(project Genesis, Synthetic Biology-life from the Lab)`전 등이 있다.

이들 전시는 의학과 생물학, 새로운 기술이 신체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면서 생성된 인간 신체의 정체성과 그에 따른 존재론적 위기를 강조한다. 포스트휴먼으로 산다는 것은 이러한 모든 상황과 조건에 대한 성찰과 반성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취한는 것을 포함하는 일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의 뿌리는 서구 휴머니즘을 비판하고 극복하려 했던 니체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1889년 토리노의 한 호텔에서 나온 니체는 자기 앞에 있는 말 한 마리와, 그 말을 채찍질하는 마부를 보았다. 니체는 말에게 다가가 마부가 보는 앞에서 두 팔로 말의 목을 감싸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가 말을 위해 통곡한 순간은 휴머니즘에 대한 저항이 우연한 계기로 작동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대비를 갖고 있고 논의에 적절한 작품이 듀오 그룹인 `아트 오린엔테 오브제`의 `아마도 말이 내 안에 살고 있을지 몰라`이다. 이 작품은 말의 피(혈청)를 몸에 수혈하는 실험적 퍼포먼스이자 그것을 기록한 비디오아트이다. 수혈 이후에 체취한 인간과 말이 결합한 가칭 `켄타우르스의 피"는 강한 염증과 공황상태의 고통스러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짐을 느끼게 만드는 증상을 경험한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동물실험에 대한 저항적 표현이자, 인간관점의 변화, 인간의 사고를 벗어난 다른 생명 형태를 집단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곧 포스트 휴머니즘이 지향하는 하나의 제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정신이 억압했던 모든 것,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경계에 존재함으로써 차별받았던 것, 인간의 `타자`인 동물과 모든 종류의 기형(괴물)등을 배제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포용의 관점을 의미할 수 있다.

포스트 휴먼시대 미술은 우리 삶의 의미를 한정해온 많은 경계를 인식하고 더 나아가 경계를 위반하거나 혹은 넘어서며 경계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포스트휴먼 시대 미술가들의 전략은 그러한 문화적 경계성과 생물학적 경계성을 중첩시키고 논쟁을 이끌어 냄으로써 그것을 가시화 하는 것이다. `바이오아트`에서 보여준 `동물되기`는 현대성을 자각한 니체의 통곡이후에 여전히 인간실존이 삶의 연속성 안에 있으며 비인간의 도래가 종말이 아니라 포스트모던의 새로운 조건이자 공유이고 도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류철하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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