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의 원료의약품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돼 비상이다. 이번엔 중국산 `발사르탄`이 아니라 중국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제 국내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암 유발가능성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판매·제조를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약은 22개사 59개 제품으로 이를 복용하는 18만 명은 처방을 다시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달 7일 식약처는 중국산 고혈압치료제 원료인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이를 사용한 고혈압약 219개를 판매중지 조치한바 있다. 한 달 만에 중국산 원료로 인한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가 또 터져 나온 것이다.

국내 제약사가 중국서 들여온 것은 원료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초기 물질(조품)이다. 조품은 그 자체가 약리 활성을 가진 물질로 원료의약품의 원료로 보면 된다. 이 조품을 정제해 원료의약품을 만들고, 다시 고혈압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정제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결국 지난달 중국서 제조한 원료의약품이 문제가 된데 이어 중국산 초기 물질도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발사르탄 뿐만 아니라 다른 의약품 원료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중국산 원료가 문제가 됐다면 원료의 초기 물질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료의약품 1위가 중국산이다. 지난해 금액기준 전체 수입 원료의약품의 30%를 중국산이 차지했다. 중국산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더라도 중국산을 원료로 한 의약품에 대해 안심할 수가 없다. 고혈압약이 아닌 다른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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