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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삶의 풍경들을 되새기다

2018-08-06기사 편집 2018-08-06 14: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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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룸갤러리 박관우 展-나무에 그린 이야기들

첨부사진1한라산 백록담 56cm × 45cm, 한지에 목판, 2015 사진=미룸갤러리 제공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일상의 풍경과 이야기들을 목판화로 재현한 전시 '박관우 展-나무에 그린 이야기들'이 오는 16일부터 30일까지 보름동안 대전 미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박관우 화백의 목판화 3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두 3-12호의 작품들이다. 전시 공간은 네 곳으로 구성돼 각각의 파티션에는 포스터로 쓰인 '한라산 백록담'이 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독대'를 비롯해 '미모의 여인', '세계의 글', '파타고니아' 등의 작품이 자리할 예정이다.

박관우 작가는 유화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판화로 주목을 받았다. 그의 목판화에 등장하는 사물들을 보면 우리가 잊고 살았던 풍경이나 슬픔이나 상처 등을 수를 놓듯 펼쳐져 있다. 작가가 본 풍경과 삶이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그것을 삭히고 삭혀 목판화로 세상에 내놓았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놓친 일상들을 목판화로 재현했다. 가고 싶었던 세상이나, 마음속에 품었던 사랑이나 놓아버리고 싶었던 슬픔을 판화로 정리하고 있다.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과거에서 만났던 인연들을 하나하나 품고 있다는 것이 그의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작가의 목판화 작업의 본질은 다양한 대상을 향한 두드림이다. 하나의 대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주제를 넘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물들과 머릿속에 살고 있는 사물을 향해 말을 걸고 있다. 우리가 익히 보았던 대상도 있고 보고 싶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대상도 있고 이미 시간의 옷을 입은 대상도 있다. 분명한 것은 하나하나의 목판에 단색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에 화려한 세상의 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어울림의 색을 입혀 갤러리들이 대상에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30개의 작품들 역시 동떨어진 주제들처럼 보이지만 다시 한번 눈 여겨 보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는 관람객 각자가 경험을 통해 다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살고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 '백록담'을 두고 저마다 다른 감정을 느낀다. 어떤 이는 백록담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아직 풀지 못한 한이 자리잡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마음에 담고 있는 시간들을 풀어놓게 될 것이다.

박 작가는 "사진기가 없던 시절 마음 속에 들어온 모든 풍경을 새길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판화였고, 50년이 지난 지금, 판화로 인해 미술의 길을 걷게 됐다"며 "작품에 향토적 느낌은 물론이고 아버지 고향인 대청호(금강)에 어린 향수, 애환, 그리움도 함께 담아냈다. 앞으로 목판화 작업은 옛 돌다리, 돌담, 초가집, 금강.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세상에 살려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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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장독대 36cm × 24cm, 한지에 목판, 2014 사진=미룸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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