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차량 피해를 입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를 확인해서 오라고 하더라고요."

최근 한 시민의 제보가 있었다. 경찰에 대한 불만이었다. 회사 근처에 차를 주차해 놓았는데 다른 차량이 접촉사고를 내고 그대로 가버린 상황이었다.

제보자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의 답변은 의외였다.

"근처 건물주가 cctv를 보여주지 않으면 사건을 진행할 수가 없다"는 설명과 함께 "용의자 특정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제보자는 의아했다. 당연히 경찰이 cctv를 파악하고 확인해 문제의 차량을 잡아 줄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찾아갔으나 답변은 실망만 안겼다. 항의를 해도 경찰의 답변은 명료했다.

사실 동네 골목에서 일어난 차량 접촉사고를 경찰이 신속하게 해결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항의는 조금 달랐다.

경찰이 cctv를 확보해서 가져오라고 하는데다 단순 차량 접촉사고까지 경찰이 해결할 수 없으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었다.

이번 뿐이 아니다. 지난 5월에도 물적 차량 피해 도주건과 차량털이를 당한 시민들도 비슷한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경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입장을 바꿔본다면 경찰은 늘 격무와 과중한 업무와 씨름해야 하는 것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시민들은 사소한 민원까지 제기하려고 하지만 경찰의 인력은 턱없이 못미치는 상황이다.

인구 1000명당 경찰 인력은 우리나라가 2.3명으로 주요 선진국 평균인 3.5명의 3분의 2 수준이다.

미국은 1000명당 3.3명, 영국은 3.7명이고, 프랑스 3.6명, 독일 3.5명 등으로 우리나라보다는 경찰 인력이 훨씬 많다.

하지만 각종 사건과 사고는 해마다 격증하고 있다. 시민은 불안하고 경찰은 고달프다. 시민들의 경찰 의존도는 높아지는 데 경찰은 인력 부족으로 시민들의 바라는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시민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경찰의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오래된 논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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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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