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 라면, 김밥, 돈가스 전메뉴 4000원 이에요. 나라에서 저렴하게 주는 밥이니까 아이들이 굶지 않고 편히 찾을 수 있는 식당이 됐으면 합니다."

작년 8월부터 세종시 보람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선영(42·여)씨는 전 메뉴를 40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세종시 `착한음식점` 제도에 동참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최초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중 `착한음식점`을 시범운영해 결식아동이 아동급식카드를 이용할 때 하루 제한 금액 4000원에 구애받지 않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호응을 얻었다.

하루 4000원으로 이용 금액이 제한 돼 있어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아동급식카드의 한계를 개선했다는 평가다.

식당을 운영하기 전부터 세종지역 결식아동 가정에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해온 최 씨는 "보호자가 집에 없거나 음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가정이 꽤 많다. 아이들이 매 끼니를 컵라면으로 때우기도 한다"며 "내 일터에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좋고 아동복지 쪽에서 제도가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식사를 챙겨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서 밥다운 밥을 먹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착한 음식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동급식카드를 소지한 아동이라면 빼곡한 메뉴판에 적혀있는 모든 메뉴가 전부 4000원이다.

최 씨는 "착한음식점에 동참한 게 대단한 일은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식당 일이 바빠서 봉사활동을 따로 못하는데 이윤이 좀 적더라도 아이들이 와서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이어 "세종시에 다자녀 가정이 많은데 착한음식점 제도를 시 차원에서 좀 더 홍보해서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세종지역 음식점 점주들 중 봉사하고 싶은 사람도 많을테니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착한음식점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동급식카드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눈치 보지 않고 식당을 찾았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계산할 때 아동급식카드를 내밀었다고 해서 기죽지 않도록 똑같은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대하고 싶습니다."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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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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