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더운 요즘, 폭염을 온 몸으로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환경미화원들은 여름철 극한 직업을 가진 이들 중 한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생활쓰레기를 치우는 본연의 업무 외에도 분리수거가 안된 위험물질, 유리조각 등 생활폐기물 처리까지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이른 아침에도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싸우며 악취나는 쓰레기를 옮기는 작업은 고역이다. 여기에 교통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혹서, 혹한, 태풍, 폭설 등을 견디며 묵묵히 일해야 한다.

이처럼 위험한 업무에 환경미화원들의 산업재해는 연간 약 1000여 건씩 발생한다.

근로복지공단의 재해승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6월까지 발생한 환경미화원 관련 사망사고는 15건, 골절 등 신체사고는 1465건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초 2022년까지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발생 건수를 90%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환경 미화원 작업안전 개선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환경미화원들의 작업량 과다, 안전장비 미흡 및 안전의식 부족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같은 사고가 늘어난다고 판단한데 따른것이다.

하지만 인력 확충에 예산을 쓰지 않으려는 지자체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상 묵과하는 상황이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음성지부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음성군에 청소위탁 환경미화원 76명이 한달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건강권, 생명권,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는 소식이다.

음성지부는 "6만4000만 마리가 폐사된 가축을 위해서는 예산이 편성 돼도 위탁된 환경미화원에 대해서는 단 십 원도 사용을 못하는지 묻고 싶다"며 "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근무시간 단축 요구에 일을 안하겠다는 거냐는 핀잔만 되돌아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환경미화원들이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구분 해 내는 방법이 하나 있다. 채현일 서울영등포구청장이 내달 9일 환경미화원 체험을 하며 개선책을 찾는다고 한 것처럼 음성군도 하루만 체험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공들여 키운 6만4000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 된 것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은 그래도 `사람이 먼저`여야 한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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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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