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시중은행. 문을 열기 위해 다가서자 `무더위 쉼터`라고 적힌 임시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오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사람들이 소파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중 몇몇은 은행 한켠에 마련된 아이스박스로 손을 뻗어 시원해진 음료를 꺼냈다. 금융권이 지난 달 30일부터 마련한 `무더위 쉼터`의 모습이다.

시민 김영재(63)씨는 "요즘 같은 날씨는 젊은 사람들도 버티기 힘들 정도인데 잠시나마 이렇게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단숨에 손에 든 음료를 마셨다.

찜통 더위가 연일 계속되며 지역 금융권도 시민들을 위해 `무더위 쉼터` 준비에 나서고 있다. 아직 시행 초기인 탓에 임시 안내판을 만들어 두거나 대기 공간을 쪼개 쉼터를 마련하고 냉장고를 비치하는 등 쉼터 마련에 분주했다.

이날 찾은 A 은행은 대기 공간에 소형 냉장고를 비치해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자유롭게 음료를 꺼내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냉장고에서 다가서며 음료를 마셔도 되냐고 묻는 장면도 더러 연출됐다. 아직 준비가 미흡한 곳도 있었다. 근처 B 은행은 안내판이나 쉼터 물품들이 아직까지 준비돼 있지 않았다. 다른 은행은 무더위 쉼터를 알리는 알림판이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배부되는 탓에 우선 안내문을 붙여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B 은행 관계자는 "며칠 전 공문을 받고 음료나 안내판 등을 주문해둔 상태인데 폭염에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서두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더위 쉼터를 전혀 모르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부 고객들은 무더위 쉼터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거나 음료를 마시면서 대기시간을 보냈다.

이날 한 은행에서 만난 회사원은 "점심시간 이후 시간이 좀 남아 들어왔는데 이런 공간이 있어 오후 업무 때까지 쉬다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 이틀간은 아파트 청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무더위 쉼터로 인해 늘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고객들이 점포를 찾는다면 편의 제공 뿐만 아니라 고객 유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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