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대전블루스'대전서 첫촬영

지난달 31일 영화 `대전블루스` 첫 촬영날 리허설을 앞둔 스태프와 배우가 촬영을 준비중이다. 사진=서지영 기자
지난달 31일 영화 `대전블루스` 첫 촬영날 리허설을 앞둔 스태프와 배우가 촬영을 준비중이다. 사진=서지영 기자
죽음을 앞둔 환자들만 수용되어 있는 호스피스 병동. 그곳에서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 주변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대전블루스`가 지난달 31일 대전 대청병원 7층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이지 간암 말기 환자 장철구와 그의 아들 기현, 18살 피부암 말기 환자 서지인, 대장암을 앓는 민두환 목사, 그리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 근무중인 강수연 박사와 그의 동료 조소영 박사까지 영화 대전블루스에는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마지막`이라는 고통의 순간을 직면한다.

`대전블루스`라는 영화제목은 음악 `대전블루스`가 연인과 헤어지고 열차에 오른 여자의 마음을 노래했고, 1963년에 제작된 영화 `대전발 0시 50분`이 오누이가 이별하는 내용인 것 처럼 대전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이별을 담았기 때문에 지어졌다.

이날 첫 촬영에 돌입한 배우들은 열정에 가득찬 표정으로 리허설에 임했다.

`민두환 목사`역을 맡은 지역극단 `앙상블`의 대표 이종국(71)씨는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며 "제작여건이 여의치 못한 것이 아쉽지만 더 나은 영화를 위해 최선의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지인 역의 이경민(25·여)씨는 피부암 말기 환자 역할을 위해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20대 여배우임에도 그는 까까머리를 만지며 "오히려 자르고 나니 시원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상처가 많은 소녀 지인이 죽음을 앞두고 느끼는 감정을 복합적인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며 "대전에 어린이 재활병원이 설립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영화가 좋은 취지가 될 것 같아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병원장`역에 지역출신 배우 현석, `조소영`에 유지현 등의 배우가 대전블루스에서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징흥원 영상콘텐츠제작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되는 이 영화는 박철웅 목원대 영화영상학부 교수가 감독을 맡아 18일 간의 촬영 일정에 돌입했다. 이 영화는 대전 서구 정림동에 위치한 대청병원을 비롯해 은행동, 가오동 등 모든 촬영이 지역에서 진행된다.

또 배우들의 대사에 충청도 사투리를 녹여 지역색을 담아냈고, 조연배우를 비롯한 촬영스태프 역시 목원대, 공주영상대 등 지역 대학의 청년 영화인들이 다수 참여해 영화 제작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박 감독은 "대전은 지난해 스튜디오 큐브가 문을 열었지만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는 `영화의 불모지`였다"며 "제자들과 지역의 영화인들에게 지역에서도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제작에 임하게 됐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지역 영화인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다시 지역에서 영화 붐을 일으키고 싶다"며 "스튜디오 큐브 같은 지역의 촬영 기반들은 지역 영화인들이 활용하고 쓸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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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전블루스`에 출연 배우들이 박철웅 감독(왼쪽)에게 연기 지도를 받는 모습.  사진=서지영 기자
영화 `대전블루스`에 출연 배우들이 박철웅 감독(왼쪽)에게 연기 지도를 받는 모습. 사진=서지영 기자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7107호실에서 영화 `대전블루스`의 리허설이 진행중이다. 사진=서지영 기자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7107호실에서 영화 `대전블루스`의 리허설이 진행중이다. 사진=서지영 기자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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