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더위를 한풀 꺾어줄 태풍을 기다려보기는 처음이다. 35도가 웃도는 날씨가 숨통을 조이는 더위의 연속이다.

일 좀 하겠다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다 보면 연신 목을 타고 땀이 흘러내린다. 전기세 아끼려고 에어컨을 안 켜고 선풍기로 버티다보면 뜨거운 공기가 집안을 삼킨다. 머리는 멍해진 상태가 되고 잠도 제대로 자지도 못하는 날들이 계속된다.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한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국내유원지, 계곡, 바다, 수영장 등을 찾아다니며 더위를 피한다. 혹은 아예 집에서 평소 보고 싶어했던 드라마나 영화를 한꺼번에 몰아서 보거나 하루종일 자면서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카페나 은행, 백화점, 마트 등 에어컨이 켜진 곳을 찾아다니며 더위를 피한다.

필자는 더위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하나를 제안한다. 바로 `문화예술`로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이다. 사실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다. 그러나 우린 문화의 힘을 가진 존재이다.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게 인간밖에는 없다. 아무리 덥다고 하소연한들 더위가 물러가진 않을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생각 외로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고품격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들이 꽤 있다. 8월 중순에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빛깔있는 여름축제`도 그러하다. 8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빛깔 있는 여름축제` 는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부터 재즈, 인디음악, 콘서트, 현대무용 등을 야외원형극장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공연이다.

인구 10만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 프랑스 아비뇽에서 여름마다 `아비뇽페스티벌`이 열린다. 여름축제도시로 우뚝 서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의 공연을 보기위해 전세계 사람들이 그곳으로 떠난다. 다양한 장르의 연극과 공연이 광장, 거리, 수도원등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린 그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바로 우리지역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도 무료로 그와 비슷한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는 결국 시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내 지역 문화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높은 문화의 힘이 생성될 것이다.

더위를 피하고 싶은가? 내 지역에 있는 문화공연에 풍덩 빠져 더위를 잊고 흠뻑 즐기는 건 어떠한가!

장은숙 연극배우·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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