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양제츠 극비 방한에 대해선 "양제츠-정의용, 일종의 고위 커뮤니케이션 라인"

청와대는 31일 남·북·미에 중국이 포함된 4자간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여지를 두고 시기나 형식보다 실제 이행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중순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극비리에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청와대가 4자 종전선언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종전선언 주체에 대해 "3자가 될지 4자가 될지는 가봐야 되겠다. 논의의 상황에 따라서 열린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청와대가 종전선언 주체에 대해 남북미 3자를 강조해왔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꼭 3자여야 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적대적 관계에 있는 나라들끼리 선언을 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에 (중국이)굳이 종전협정에 참여하는 게 자연스럽냐는 취지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중국이 종전선언에 굳이 참여하겠다고 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 입장에선 3, 4자가 아니라 시기가 중요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물음에 "아무래도 그렇다. 실제 이행되느냐 안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의 주체를 남북미로 제안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으며, 청와대가 종전선언문 가안까지 작성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양국 정상간 논의가 오갔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이 4자 종전선언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여러차례 말씀을 드렸었다"고 말해 종전선언문 가안을 마련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또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가 종전선언 때문이냐고 묻자 "양제츠 위원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일종의 고위 커뮤니케이션 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실장이 중국 가시기도 했고, 왔다갔다 하면서 실질적으로 폭넓게 한중 양국간 관계를 얘기한다"며 "이번에도 안보 문제 뿐만 아니고 여러 의견 교환 및 교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이 사드와 관련해 항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사드 보복 해제 문제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에 대해 요청을 해왔던 사안"이라며 "이번 만남에서도 정 실장이 중국 정부에 실질적인 사드 보복 해제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간 8월말 평양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 "실제로 지금까지는 이야기 된 바 없다"며 "남북간 문제는 실제 진행상황에 따라서 속도가 빨리 나가기도 하고 늦춰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양측간 어떤 고도의 정무적인 판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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