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이 마을교사 대표
윤진이 마을교사 대표
남편의 직장 관계로 미국에 잠시 머무는 기간이 있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을 보살피면서도 이곳에서 작으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 동안의 나의 배움을 나누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자녀의 학교에서 자원봉사로 `미술과 도슨트` 관련 수업을 정기적으로 봉사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미술은 전 세계 누구와도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임을 깨닫고 어느 곳에서나 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자원봉사가 일상화 되어 있고, 자원봉사자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정 체계가 잘 되어 있어서 불편함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선진국의 시스템이 부럽기도 했다.

세종시에 정착 후 지역 이주와 경력의 단절로 인해 대학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의 자원봉사의 경험을 살려 지역에서 봉사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세종마을교사를 지원하게 되었다. 세종의 유, 초, 중학교의 학생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을 지나 정규수업시간에 담임교사와 협력수업을 진행한 첫 날 떨림 속에서도 내 안의 열정이 살아남을 느꼈다. 미술은 어느 곳에서 누구를 만나든 행복한 소통하고 관계 맺는 도구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협력에 감사했다. 몰입하여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벅찬 감동이 밀려오기도 했다. 이것이 세종마을교사를 지속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함께 할 때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종마을교사 1개 대표를 맡으며 다양한 분야의 세종의 숨은 마을 전문가를 만나게 되었다. 합창, 드론, 영상, 요리, 보드게임 등 자신의 분야에 열심히 공부하고 나누는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더욱 에너지를 얻게 됐다. 만남이 지속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함께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복합커뮤니티센터의 융합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교육청에서 장소와 예산 지원, 학생 모집을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개별 분야의 전문성을 녹여 2018년에 1,2월에 아름동, 고운동, 보람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오감만족 프로젝트` 마을방과후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여행통장프로젝트`, 고학년을 대상으로 `참된 청소년`프로젝트 마을 방과후학교를 운영했다. 지금까지의 개별 영역에 대한 관점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획, 운영, 평가하면서 참여한 마을교사들이 더욱 성장함을 느꼈다.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 높았지만, 참여한 마을교사 스스로 자심감과 소속감을 높여준 경험이었다.

이제 세종마을교사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세종마을교사의 철학이나 방향, 방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을과 학교가 학생들의 배움과 돌봄을 위해 세심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마을과 학교, 교육청이 함께 하면서 기존에 학교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마을이 함께 학생들의 배움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마을교육이 활성화 되려면 현재의 마을자원이 학교로 들어가는 방법 외에 학교 밖 마을에서 학생들을 위한 돌봄과 배움의 공간과 프로그램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 마을이 학교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마을교사들이 마을 곳곳에서 학생들의 배움을 실천한다면 어떤 아이도 소외되거나 차별 받지 않는 배움과 돌봄이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함께 키우는 세종마을교사 <윤진이 마을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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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이 마을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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