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덕특구] 나뭇잎에게서 리튬배터리 기술을 배우다

자연광합성을 모사한 리튬공기전지용 고효율 촉매기술개발 모식도 . 자연광합성 시 식물 내에 존재하는 물산화반응 망간복합체를 모사한 폴리옥소메탈레이트를 이용하여 기존의 물분해 시스템뿐 아니라 차세대 전지인 리튬공기전지에 적용하여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자연광합성을 모사한 리튬공기전지용 고효율 촉매기술개발 모식도 . 자연광합성 시 식물 내에 존재하는 물산화반응 망간복합체를 모사한 폴리옥소메탈레이트를 이용하여 기존의 물분해 시스템뿐 아니라 차세대 전지인 리튬공기전지에 적용하여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 매스컴에서 나오는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을 들게 하는 요즘이다. 환경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자동차 보급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내연기관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가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용량을 2배 이상 향상시킨 차세대 전지를 개발해 전기차 확산의 촉매가 될 지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류원희 교수(숙명여자대학교)와 류정기 교수(울산과학기술원) 공동연구팀이 인공광합성 촉매를 적용해 리튬공기전지용 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상용되는 대표적 에너지저장장치인 리튬이온전지는 낮은 에너지 밀도 때문에 현재 이론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력원에서도 저용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통상 200-300 ㎞ 내외다. 한 번 충전으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 어렵다. 반면 리튬공기전지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2-3배 높으며, 전기자동차가 500 ㎞ 이상 장거리 운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리튬공기전지는 구동할 때의 생성물로 인해 전지의 수명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리튬공기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고효율 촉매가 도입돼야 하며,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를 위해 촉매는 친환경적이고 저렴해야 한다.

연구팀은 자연모사 광합성 기술에서 사용되는 물분해 촉매 물질을 리튬공기전지에 도입했다. 리튬공기전지 내부의 전해액에 폴리옥소메탈레이트(Polyoxometalate, POM)라는 촉매를 분산 도포함으로써 전기화학적인 반응을 촉진시키고 용량과 수명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촉매인 폴리옥소메탈레이트는 형광등과 같은 생활의 빛에서 촉매 활성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독특한 특성을 활용하면 빛으로 촉매 활성을 자유자재로 켜고 끄는 `광 스위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자연모사 소재를 이차전지(류원희 교수 연구팀)와 광전기화학 시스템(류정기 교수 연구팀)에 적용하는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서로의 연구에 대해 토론하던 중 `자연광합성을 모사한 촉매인 폴리옥소메탈레이트 소재가 물분해 시스템 활성을 높이는 반응 기작이 리튬공기전지에서도 효과가 있을까`라는 호기심에 연구를 시작했다. 우연히 시도한 초기 연구결과가 굉장히 흥미로워서 보다 심도 있는 연구로 발전시키게 됐다는 후문이다.

류원희 교수는 "이 연구는 기초화학과 에너지·환경공학이 결합한 융합 연구로서, 자연광합성을 모사한 인공광합성 기술이 신개념 전지기술로 적용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리튬공기전지 기반의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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