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부호 이용, 세계 4번째 성과

열수분출공 현상.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열수분출공 현상.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1970년대만 해도 인류는 태양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 심해에 생물이 거의 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생태계는 광합성을 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드는 식물이 있어야 유지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같은 통념은 1977년 미국의 심해 유인잠수정 엘빈의 심해 조사에서 뒤집어졌다. 엘빈은 수심 2㎞ 이상 심해 속으로 내려가다가 검은 연기를 분출하는 굴뚝모양 지형을 발견했다. 35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이 쏟아져나오는 `바다의 온천` 열수분출공이다.

지금까지 220개 가량의 열수공이 발견됐지만 소수의 국가들이 독점해온 연구분야였다. 최근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인도양에서 새로운 열수분출공을 발견해 심해라는 신비의 영역에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인도양 공해상의 중앙해령에서 새로운 심해 열수분출공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극한생물시료를 대량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수행하고 있는 이번 탐사 연구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대형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를 이용해 이뤄졌다. 인도양 공해상에서 새로운 열수분출공을 발견한 것은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성과다.

KIOST 손승규 박사 연구진과 김동성 박사 연구진은 이사부호를 타고 2017년부터 인도양 중앙해령대의 해역 조사를 진행해왔다. 올해 5월 새로운 열수분출공 지역을 발견하고 6월에는 열수생물의 채집과 환경자료의 획득에 성공했다.

열수생물은 열수분출공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군집. 열수생물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태양에너지에 기반한 광합성 생태계와는 달리 화학합성을 통해 생태계가 유지된다.

이번 탐사에서 얻은 다양한 생물연구 자료는 열수생성 기작, 지구 내부물질 순환 등의 연구와 극한 열수 생태계의 기능 및 구조 규명 등의 연구에 활용하며, 향후 생물 다양성과 유전자원 활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연구에 활용 될 예정이다.

김웅서 원장은 "열수분출공 발견은 KIOST의 심해 정밀탐사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이며,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가기 위한 도약점"이라며 "2019년도 인도양 탐사에서는 이사부호는 물론 무인잠수정을 활용해 심해 극한 환경에서의 정밀탐사 능력을 확보하고 심해 열수분출공 연구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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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된 열수 생물.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채집된 열수 생물.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이사부호.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이사부호.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발견한 열수분출공 위치.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발견한 열수분출공 위치.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심해 탐사 장비.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심해 탐사 장비.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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