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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최저소득

2018-07-25기사 편집 2018-07-25 08: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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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문제 뉴스가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현실적인 시장 흐름의 조건에 맞는가에 대한 사업주 측과 근로자 측의 목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의 뜻을 따르지 않겠다는 단체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사업주의 한사람인 필자도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진다. 요즘 건축사사무소는 직원 없이 건축사 혼자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직원 한명도 채용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사의 수는 건축사협회 회원 수 기준으로 400명 가까이 된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의 180여명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증가를 한 것이다. 그 당시 신입사원의 월급은 40만-50만원 정도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현재는 3-4배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설계비는 외환위기 이전보다 현재가 더 적다. 2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건축사들이 사업자로서 버텨내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외환위기 전에는 사무소 마다 최소 1-2명 정도는 직원이 있었고, 경리를 담당한 직원도 따로 있었다. 이렇게 글로 쓰기도 창피한 지금의 현실에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든지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들은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사들은 뉴스에 건물과 관련한 사고가 터지면 죄인취급 받기 일쑤고 그때마다 건축 관련법은 수시로 바뀌며 강화된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사회전반적인 구조적인 문제는 무시한 채 말이다. 건축사들은 본인이 설계 또는 감리한 건물이 철거될 때까지 어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건물의 수명이 짧게는 20-30년 길게는 60-70년 간다고 보면 평생을 그런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는 힘든 직업인 것이다. 이렇게 막중한 책임을 져야하는 업무를 20년 전 보다 적은비용을 받고 직원 없이 혼자서 일처리를 다 해야 하니 양질의 결과물을 내놓기는 더욱 힘들다. 낮에는 하루 종일 현장을 돌며 감리를 하고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해질녘에 들어와 지친 몸으로 컴퓨터 앞에서 밤늦게 까지 설계도면 작업을 해야만 한다. 시간에 쫓기고 체력이 모자라기 마련이다. 건축주의 소중한 삶을 담을 건축물들이 좋은 품질로 만들어지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이다. 적정수준 설계비를 받기 위해 협회차원에서 꾸준히 노력 하지만 모자라는 일감을 가지고 자율경쟁을 하다 보니 지켜지기 어렵다.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보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입찰로 발주되는 공공건물은 공사비 대비 비율로 산정되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설상가상으로 5년제 건축학과를 나오고도 건축설계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직원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건축사들이 양질의 품질을 만들기 힘든 상황 속에 있다면 고품질의 건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점점 어려워 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선다. 법만 강화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 한다. 정부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말하기 전에 사업주들의 최저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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