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세종센터)를 상대로 한 세종시의회의 어제 긴급현안질의 내용을 보면 이 기구의 존재이유를 의심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간판 이름에 부합하는 활동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의문투성이고 그런 상황임에도, 수십억 원의 세종시 재정이 지원된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관련 질의를 주도한 세종시의회 윤형권 의원은 여러 문제점을 열거하며 "창조경제센터가 아닌 일자리 파괴센터로 전락했다"고 직격탄을 날렸을 정도다.

윤 의원에 따르면 세종센터는 지난 2015년 7월 이후 시비 50억 원이 투입됐지만 지원 기업은 세종시 관내는 31개에 불과한 반면, 세종시외 지역은 60개 기업에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우선 챙기는 게 상식일 터인데 일처리 순서가 뒤바뀐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드는 대독이다. 투자유치 실적도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센터 설립 이후 25억 원을 끌어온 게 전부라면 어디에 명함을 내밀기조차 무안할 것이다. 이는 경영이 꼼꼼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할 것이고 그런 마당에 세종권 일자리가 창출될 리 만무다. 윤 의원 질의과정에서 드러난 최모 세종센터장의 부적절한 처신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는 개인소유 차량은 사무실에 두고 업무용 공용차량을 서울 자택을 출·퇴근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40여 차례에 걸쳐 6000km 이상 주행거리를 기록할 만큼 많이도 뛰었다. 본인도 이 사실을 인정은 했지만 이쯤 되면 대놓고 업무차량을 무단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하고 마땅히 그에 따른 행정적 책임도 따져보기는 해야 한다.

세종센터에 대한 시의회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경영 방만, 실적 부실`로 요약된다. 설립 3년이면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며 뿌린 씨앗이 있었으면 결실을 예상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현실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러모로 석연치가 않다. 세종시가 앞장서 견제·감시장치의 밀도를 높이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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