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재판이 이번 주 마무리 된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고, 다음 달 중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충청민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젊고 유능한 재선 도지사로 충청대망론의 대표 주자하면 `안희정`을 제일 먼저 떠올릴 만큼 그에 대한 신망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재판의 마무리를 앞두고 안 전 지사에게 제기된 성폭행 의혹과 재판 과정, 향후 정치 행보 등을 짚어봤다.

△수행비서의 미투 폭로=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는 지난 3월 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가 자신을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수긍하고 그에 기분을 맞추고 표정까지 읽어야 하는 게 수행비서"라며 "아무 것도 거절할 수 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해서 이뤄진 관계가 아니다"라며 지난 8개월 간 안 전 지사가 자신을 4차례에 걸쳐 성폭행 했음을 주장했다. 여파는 대단했다. 폭로 다음날 안 전 지사는 행적을 감춘 채 자진 사퇴했다. 이후 사흘 간 안 전 지사는 행적을 감추다 3월 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9일 오후 5시 서울 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수사를 이어가던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 결국 지난 4월 11일 검찰이 불구속 기소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핵심…`업무상 위력` 여부=업무상 위력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이에 양 측은 평소 양 측의 평판 등 이미지를 부각시켜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을 구사했다. 우선 안 전 지사측은 합의 아래 이뤄진 성관계임을 강조하며, 안 전 지사가 충남도정이나 선거 캠프에서 수평적 관계임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측 증인들은 "안 전 지사는 참모들을 편하게 대했다", "올해 초 충남의 한 고깃집에서 김 씨가 `지사님이 뭘 알아요`라며 안 전 지사의 물음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놀랐다"는 등 둘 사이의 관계가 수평적이었음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의 부인도 법정에 나와 "김씨가 남편을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김씨가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다. 반면 김 씨측은 "안 전 지사는 조직 내 왕 같은 존재였다", "억압적·권위적 분위기 때문에 주변에 `예스맨`만 있었다"며 수직적 관계를 강조, 공방을 이어갔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재판부가 업무상 위력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인` 안희정…GO? STOP?=1심 재판이 끝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안 전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정치 인생은 끝났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선고 결과에 따라 재기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안 전 지사의 정치 행보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무죄 선고가 난다면 정계로 돌아올 명분은 생길 것"이라면서도 "다만 청렴 등의 이미지를 강조해왔던 만큼 정계에 복귀하더라도 민주당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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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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