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선수단이 23일 유성호텔을 떠나면서 남긴 감사의 메모. 사진=유성호텔 제공
북측선수단이 23일 유성호텔을 떠나면서 남긴 감사의 메모. 사진=유성호텔 제공
대전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국제탁구대회에 참가했던 북측선수단이 떠났지만 선수단과 관련한 뒷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23일 오전 9시 50분쯤 머물렀던 대전 유성호텔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한 북측선수단은 호텔에 감사의 메모를 남겨 호텔 관계자들에 보람을 안겼다.

북측선수단은 지난 15일부터 23일 오전까지 8일간 유성호텔에 머물렀다.

유성호텔 측은 북측선수단이 불편하지 않도록 7층 전층을 북측선수단 전용층으로 운영해 배려했다. 또 선수들의 체력 유지를 위해 매일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해 선수들이 만족감을 내보였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이 떠난 후 호텔 객실을 점검하던 관계자는 710호에 남겨진 선수단의 감사 인사가 담긴 메모를 발견했다.

710호에 머문 북측 선수 2명은 자필로 호텔 메모장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710호로 이름을 남긴 한 선수는 "항상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지냈다"며 "감사함을 품고 시워하게 귀환하겠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날을 고대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을 `미스터(Mr.) 조`라고 호칭한 같은 호실을 쓴 다른 선수도 "이곳에 머무는 기간동안 깨끗한 환경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잊지 않고 마음 속에 간직하겠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고 가족에 평온이 깃들길 기원한다"고 안부를 전했다.

이동근 유성호텔 객실영업실장은 "북측선수단이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게 호텔 직원들 모두 심혈을 기울여 지원했다"며 "북측선수단이 남긴 감사의 메모장을 보고 보람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일순 대전탁구협회장은 이번 대회 21세 이하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함유성 선수의 재치와 입담에 관한 일화도 전했다.

박 회장은 "지난 18일 함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어떻게 탁구를 그렇게 잘하냐고 물었더니 `유성온천이 잘 맞습네다`라고 재치있게 답하더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의 이름인 `유성`과 머물고 있는 유성온천이 나오는 유성호텔에서 잘 지내 좋은 경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을 입담으로 풀어내 주변에 있는 이들이 다같이 웃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북측선수단 환송을 한 박 회장은 북측선수단이 12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도 오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알렸다.

박 회장은 "오전에 환송하며 북측 선수단 관계자와 이야기하는데 12월 대회에 한국에 오면 다시 대전을 찾고 싶다고 말해, 대한탁구협회, 대전시와 협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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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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