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여성농업인, 권희경 씨의 굵은 땀방울

또래들 대부분이 잠들어 있을 시각인 오전 5시, 권희경(28)씨는 졸린 눈을 비비고 버섯농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요즘은 해가 길어 바깥도 환한 시간이지만 날이 더운 탓에 환기여부를 살피고 수분을 조절한다. 하루 내 자란 버섯을 점검하고 수확을 하기도 한다. 점심시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 3시부터 다시 버섯을 가꾸고 오후 7시가 되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20대의 나이에 귀농을 택한 권씨의 하루다.

권씨는 대전에서 가장 젊고 어린 여성농업인으로 통한다. 19살의 고등학생이었던 2009년,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 대기업 생산직에 입사했다. 5년을 일하고 과감히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한국농수산대학 버섯학과에 입학했다. 귀농을 위한 준비였다.

권씨는 "고등학생 시절 부모님이 귀농을 했는데 당시 모습을 보고 언젠가 귀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걸 보고 농업의 발전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입학한 대학에서는 버섯에 대한 기초이론과 재배기술 실습 등을 통해 버섯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대전 중구 정생동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한다. 버섯재배를 시작한지 갓 3개월이 넘었지만 어엿한 여성농업인이다. 직접 공부한 재배기술을 통해 수확한 버섯을 공판장에 유통하기도 했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혼자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1만 개의 버섯을 관리·수확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지치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는 "부모님이 토마토, 호박 등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생길 때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부모님은 든든한 조력자"라며 "수확을 해서 공판장에 내어도 가격이 좋지 않으면 허탈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뿌듯함이 앞서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꾸준히 버섯농사에 매진해 지역의 우수한 여성농업인이 되는 게 권씨의 꿈이다.

그는 "버섯재배규모를 1만 개에서 더 확대하고 싶고, 지금은 배지(培地)를 받아서 키우는데 앞으로는 배지를 직접 만들어 재배하는 것까지 하고 싶다"며 "회사를 나와 농사를 해보니 농사는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이상 수확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현재 이 마음 이대로 꾸준히 버섯재배에 매진해 전문농업인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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