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간판 정치인 노회찬 별세…'제1야당' 도약에 큰 산 만나

2020년 총선에서 제1 야당 도약을 꿈꾸던 정의당이 큰 산을 만났다. 특검이 수사 중인 드루킹 의혹 사건에 당의 대표적 얼굴인 노회찬 의원이 거론됐고, 23일 끝내 그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12일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2020년 총선에서 반드시 제1 야당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의 포부는 각종 정황상 실현될 가능성이 커보였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정부와 여당의 경제정책 기조가 `우클릭`으로 변화하며 일부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들이 지방선거 이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상황도 이 대표의 포부를 실현 시킬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정의당 지지율은 7월 셋째 주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3주 연속 10%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의 7월 셋째주 정당지지율은 10.4%로 지난 주보다 1.2% 포인트 하락하며 7주간의 오름세가 멈춰 섰지만, 3주 연속으로 10%대 지지율을 이어갔다. 지지율은 노회찬 의원의 불법 자금 의혹 보도가 확산되던 지난 18일 최저치(9.8%)를 기록했고 이후 조금씩 반등하며 10.4%로 마감됐다.

노 의원의 사망으로 정의당은 혼돈에 빠졌다. 노 의원은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 자천타천 정의당의 간판 정치인이었다. 소속 정당이 적은 의석수와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었지만 노 의원은 각종 토론에서 촌철살인 말솜씨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진보 정치의 아이콘으로 대중에게 각인돼 왔다. 제1 야당으로 가기 위한 정의당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이기도 했다.

노 의원의 사망으로 제1 야당 도약은 차치하고 당장 당내 분위기 수습 조차 어려운 형국이다. 그동안 노 의원은 드루킹 특검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 왔고, 정의당도 노 의원의 결백을 믿었다. 하지만 노 의원의 유서에서 "금전은 받았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 하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충격적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스스로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던 만큼 드루킹 특검 의혹에 연루돼 더욱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이라며 "정의당으로서는 당내 정치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잃은 만큼 앞으로 당을 어떻게 정비해 나가느냐가 중요해졌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던 상황에서는 안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6만 2387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05명이 응답을 완료, 4.0%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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