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바이오 작가소개 2 : 헤더 듀이 해그보그

대전시립미술관에 설치된 작품 Stranger visions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시립미술관에 설치된 작품 Stranger visions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작가 : 헤더 듀이 해그보그(Heather Dewey Hagborg)

헤더 듀이 해그보그는 2001년 이래로 다양한 학제 간의 통합을 추구하는 예술가로 과학적인 주제들을 설치물, 조각,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들로 다루며 작업한다. PS1 MOMA, 퐁피두 센터, 각종 비엔날레에서 국제적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파슨스의 바이오 디자인 초빙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주로 유전적 소유권이나 인공지능의 감시망과 같은 이슈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며 생명체의 설계도인 DNA가 가지는 의미를 생물학적 관점과 기술을 이용해 오늘날의 사회 구조에서 탐구하고 있다. 생물정치학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주제들에 대해 편향적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테크놀로지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제시하며 비교적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번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에 전시되고 있으며, 생물정치학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작품 `Stranger Visions`은 공공장소에서 수집한 머리카락과 같은 유전형질의 분석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초상 조각 작품들이다. 이 작업은 `길, 공원, 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무심코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며 이 주인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우연히 수집한 머리카락과 씹다 버린 껌, 담배꽁초의 타액에서 추출한 유전형질들을 DNA분석기기를 통해 분석한다. 피부색, 눈 색깔, 코, 성별, 등 정보를 수집한 후 예측한 이미지를 3D 프린트로 출력해 DNA 주인공의 얼굴과 거의 비슷하게 구현한다. `Stranger visions`는 도처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DNA의 양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유전적 감시와 사생활 침해 가능성의 용이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인터넷, CCTV의 감시가 이제는 생물학적인 영역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벽에 걸려 관람자들을 내려다보는 이 얼굴들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인상적인 동시에 깊은 당혹감을 유발한다. 최근 미국에서 National Security Agency(NSA)의 일상 대화 감시로 불거진 감시 관련 스캔들과 관련해 그의 작업은 단순한 경고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이는 우리의 진보하는 테크놀로지의 때로는 문제성 있는 측면을 수용함에 있어 창조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작가는 "생물학, 컴퓨터 활용, 조각, 그리고 상세설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어떠한 분야든 예술의 대상이자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소재들에 대한 비평과 경의에서 비롯된 전통적 매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이 쟁점들과 맞붙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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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 visions, 2012-2013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Stranger visions, 2012-2013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헤더 듀이 해그보그(Heather Dewey Hagborg)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헤더 듀이 해그보그(Heather Dewey Hagborg)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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