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 RNA 혼합 꼬리의 아데닌 꼬리 제거 과정 방해 모식도. 
전령RNA에는 정상 기능을 돕는 긴 아데닌 꼬리가 있다. 긴 아데닌 꼬리가 탈아데닐화 효소에 의해 짧아지면 전령RNA의 분해가 일어나게 되는데, 전령RNA에 붙은 혼합 꼬리는 아데닌 꼬리 제거 과정을 방해한다. 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전령 RNA 혼합 꼬리의 아데닌 꼬리 제거 과정 방해 모식도. 전령RNA에는 정상 기능을 돕는 긴 아데닌 꼬리가 있다. 긴 아데닌 꼬리가 탈아데닐화 효소에 의해 짧아지면 전령RNA의 분해가 일어나게 되는데, 전령RNA에 붙은 혼합 꼬리는 아데닌 꼬리 제거 과정을 방해한다. 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의 수명을 연장하는 염기서열을 발견해 유전자 조절에 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이 전령RNA의 분해를 막는`혼합 꼬리`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세포 내 DNA에 담긴 유전정보는 전령RNA(mRNA)를 매개로 발현된다. 따라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인 전령RNA의 생성, 기능 및 분해는 생명현상의 핵심과정이며, 다양한 생리 현상과 질병은 이 과정의 조절과 관련이 깊다.

세포는 `생명의 설계도`인 DNA로부터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먼저 DNA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전령RNA를 만들어 낸다. 일종의 작업지시서인 셈이다. 전령RNA로 옮겨진 정보는 단백질로 번역 되는데 사용된다.

전령RNA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 성숙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 중 하나로 뒤쪽 말단에 긴 아데닌 꼬리를 갖게 된다. 지금까지 아데닌 꼬리는 순수하게 아데닌으로만 구성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진은 아데닌 꼬리에 아데닌이 아닌 다른 염기서열이 추가된 `혼합 꼬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2014년 처음 발견해 보고한 바 있다. 이후 4년간 연구 끝에 혼합 꼬리의 생성 과정과 기능을 밝히게 됐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대용량염기분석법인 꼬리서열분석법을 적용하여 전령RNA 말단에 아데닌 외의 다른 염기가 추가돼 혼합 꼬리가 만들어지는 변형이 일어남을 밝혔다. 이 혼합꼬리는 분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전령RNA를 보호하고 RNA의 수명을 늘린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혼합 꼬리를 RNA에 추가하면 RNA의 분해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고 유전자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앞으로 혼합꼬리를 이용해 전령RNA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혼합 꼬리에 의한 RNA 보호 메커니즘 연구는 RNA를 이용하는 유전자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은 "RNA 꼬리가 유전자 조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의의가 있고, 이는 RNA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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