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제작지원 프로그램이 정착되어 대전에서도 안정적으로 장편 독립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전 독립영화의 다양성이 확장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장편 독립영화 제작지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시행되었던 단편영화 제작지원이 중단되었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총액 1000만 원 안에서 3편의 단편영화를 지원했다. 장편 독립영화 제작지원이 생긴 건 좋지만, 그렇다고 단편영화 지원사업이 사라질 것까지는 없었는데.
모든 영화인은 단편영화를 통해 성장한다. 연출자는 그 바닥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배운다. 스태프와 배우들 또한 자신의 성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단편영화의 제작 현장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의 학교이다.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서도 단편영화는 언제나 최전선에 서 왔다. 상업영화가 담아내지 못하는 주제와 형식, 이야기와 캐릭터를 보여주거나 모순된 현실을 비판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대전에서 영화예술이 발전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대전의 문화가 융성해지기 원한다면, 그저 단편영화를 사랑하면 될 것이다. 콩나물시루에게 하듯, 그렇게 물을 듬뿍 주시면 됩니다. 오세섭 독립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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