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차량 사고가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도 동두천 어린이집 차량 사망 사고는 그야말로 충격이다. 폭염날씨에 통원차량 안에 7시간이나 방치된 네 살 여아가 목숨을 잃었다. 아이가 등원차량 안에 있는 줄 몰랐다가 `왜 집에 안 오냐`는 부모의 문자를 받고 나서야 확인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인지 어이가 없고 억장이 무너질 뿐이다. 인솔교사와 운전기사는 왜 확인을 못했는지, 아이가 안 왔는데도 어린이집 교사는 왜 몰랐는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린이집 자녀를 둔 부모의 불안이 이만저만 아니다.

문제는 어린이집 차량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크다. 지난해 대구, 경기 과천, 전남 광양 등에서도 유사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불과 두 달 전에도 전북 군산에서 유치원 버스에 어린이가 2시간 가량 방치된 적이 있다. 국민적인 충격을 준건 지난 2016년 광주에서 발생한 통학버스 갇힘 사고다. 네 살 여아가 폭염 속에 유치원 통학버스에 8시간 방치됐었고 후유증으로 아직도 의식불명이라고 한다. 이번 동두천 사고는 2년 전 광주의 판박이나 다름없다.

교육부는 통학버스 갇힘 사고를 막기 위해 버스 위치 알림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 사이에선 운전기사가 좌석을 확인한 뒤에야 시동을 끌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그동안 사고 때마다 안전대책이 없었던 건 아니다. 광주 사고이후 통학차량의 안전 매뉴얼이 대폭 강화됐지만 유사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다. 어린이가 타고 내리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인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운전기사와 인솔교사가 기본에 충실했다면 일련의 비극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안전 규정과 제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 특히 어른들의 안전의식 결핍이 이 같은 참사를 초래한 셈이다. 어린이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과 책임을 결국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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