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음성인식 인공지능 탑재 차 시연 성공

음성인식 자율주행 시연 코스. 1.정차된 자율주행차를 호출 2.호출자에게 이동 중 좌회전 차량을 보고 정지 3.차량 탑승 4.빨간색 신호등을 보고 정지했다 좌회전 신호에 주행 5.끼어드는 차량을 보고 정지 6.보행자 횡단 발견하고 멈췄다가 목적지까지 주행. 사진=ETRI 제공
음성인식 자율주행 시연 코스. 1.정차된 자율주행차를 호출 2.호출자에게 이동 중 좌회전 차량을 보고 정지 3.차량 탑승 4.빨간색 신호등을 보고 정지했다 좌회전 신호에 주행 5.끼어드는 차량을 보고 정지 6.보행자 횡단 발견하고 멈췄다가 목적지까지 주행. 사진=ETRI 제공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를 소재로 한 `전격 Z작전`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1980년대 미국의 TV드라마다.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검은색 차체에 보닛에서 좌우로 왔다갔다 깜박이는 빨간색 라이트가 인상적이었다. 스마트워치로 부르면 순식간에 달려와 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줬다. 30년 전에는 상상에만 그쳤던 이 장면이 그리 멀지 않아 현실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부르고 탑승해 목적지까지 가는 3-4 레벨 수준의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시연했다고 19일 밝혔다.

4 레벨 자율주행차는 미국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가 정의한 총 5단계 중 4번째 단계로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돼 도로 주행에서는 주변 환경에 관계없이 운전자가 필요 없는 단계다. 레벨 3은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다. 좁은 골목길이나 시골길처럼 모든 환경에서 완전 자동화가 이뤄지는 5단계를 눈앞에 둔 셈이다.

19일 원내에서 열린 자율주행 시연행사에서 연구진은 3연구동 앞에 주차된 자율주행차를 모바일 연동 음성인식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호출했다. 1연구동 앞으로 다가온 차량은 연구진을 차량에 태웠다. 연구진이 `ITE 카 출발`이라고 말하자 목적지인 3연구동을 향해 차량이 출발했다. 교차로에 임시 설치해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차량은 정차했고 갑자기 끼어든 차량이 정차하자 자율주행차도 정차를 했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보행자를 보고 정지하기도 했다. 곧이어 목적지인 3연구동 앞에 무사히 정차했다.

이번 시연은 국내 중소기업 전기차에 간단한 장비들과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SW만으로 시연에 성공해 향후 자율주행차 대중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 시연에 사용된 장비는 카메라 센서 2개, 라이다 센서 1대와 SW 구동을 위한 소형 PC 1대, 일반 PC 1대가 전부였다. 일반차량에도 바로 부품만 장착하면 시연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알고리즘의 성능향상 및 안정화, 최적화 작업을 계속 연구 중이다. 향후 카메라, 라이다 센서 등에서 취득한 도로의 특징과 실시간 교통 정보 등 그동안의 연구과정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무인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과 기업 등에 개방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ETRI 최정단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이번 시연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높은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로써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이동 중 가치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TRI는 향후 운전을 못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대중교통 취약지역의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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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를 호출 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제공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를 호출 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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