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세종·충남에 수 일째 33도 안팎의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폭염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마가 예년보다 빨리 끝난 데다 당분간 비 소식 없이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전·세종·부여·공주를 시작으로 충남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돼 8일째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대전의 경우 지난 11일 최고기온이 32.9도를 기록한 데 이어 15일 34.4도, 17일 33.5도 등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번 더위는 유라시아 대륙이 평년에 비해 매우 강하게 가열되면서, 대기 상층의 고온 건조한 티벳 고기압이 발달해 한반도 부근으로 확장한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대기중 하층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됨과 동시에 대기 상층으로 고온의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일사효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짧아진 장마 기간은 무더위가 길게 지속되고 있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부지방의 장마는 지난 6월 26일에 시작돼 16일 만인 지난 11일 종료됐다. 이는 평년(32일)의 절반 수준이다. 이 기간 강수량은 305.7㎜로 평년(351.4㎜)보다 적었다.

또 이달 말까지 35도 안팎의 최고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의 폭염 기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30년간 대전에서 폭염 지속일이 가장 길었던 해는 1994년(24일)이다. 2위는 2016년(23일), 3위는 1990년(14일)이다. 또 13일의 폭염 지속일을 기록한 2012년과 1988년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 부근의 공기 흐름이 느려진 가운데 이러한 기압배치는 당분간 유지 되겠다"며 "또 이달말까지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는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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