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젖소 등 더위와 사투…물만 먹고 늘어져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더위에 지친 젖소들이 그늘을 찾아 모여 있다. 사진= 홍성군 제공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더위에 지친 젖소들이 그늘을 찾아 모여 있다. 사진= 홍성군 제공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기력을 잃은 가축들이 사료는 제대로 먹지 못한 채 물만 먹고 늘어져 큰일입니다."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에 위치한 젖소농가를 찾았다. 더위에 지친 젖소들이 가쁜 숨을 내쉬며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에 늘어져 있거나 그늘을 찾아 모여 있었다. 연일 30도를 넘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지친 젖소들의 움직임은 느려졌다. 더위가 이어지면서 먹이 활동도 줄었다고 한다. 축사 내부를 돌아보는 기자의 이마에서도 땀이 흘렀다. 축사 천장에는 대형 선풍기가 쉼없이 돌아가고 그늘막도 설치됐다. 조금이나마 열기를 식히기 위해 안개분무시스템을 이용해 연신 물을 뿌리고 있었다.

45년째 젖소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승덕씨는 "젖소는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온도가 27도를 넘으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한다"며 "더위가 이어지면서 유량이 평소보다 20-30% 줄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인근 홍북읍 중계리에 위치한 돼지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돼지 30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곳 역시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위에 지친 돼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 거친 숨만 몰아쉬고, 가끔 수도꼭지에 모여 물을 먹고 있는 돼지들을 볼 수 있었다. 더위에 취약한 돼지는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이 활동이 줄어 축사 안의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가축들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비타민 등을 첨가한 특식도 공급하고 있다.

12년째 돼지를 키우는 양봉규씨는 "축사 내부 온도와 가축 피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선풍기와 환풍기를 가동하고 시원한 물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며 "날씨가 덥다 보니 돼지들이 체온이 올라가면서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입에 계속 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만 많이 마시고 사료는 제대로 먹지 못한다"며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니 성장이 더뎌지면서 결국 생산성이 떨어져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소, 돼지, 닭 등 가축은 더위에 약해 깨끗한 물과 비타민, 광물질 등을 섞은 사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축 폐사 시 신속하게 조치하는 등 여름철 폭염에 대한 가축관리 행동요령을 농가에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6월 2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21개 농가에 19만 3630마리로 집계됐다. 종류별로는 돼지 45개 농가에 630마리, 닭이 75개 농가에 18만 8000마리, 메추리 1개 농가에 5000마리 등 순이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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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더위에 지친 젖소들이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에 늘어져 있다. 사진= 홍성군 제공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더위에 지친 젖소들이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에 늘어져 있다. 사진= 홍성군 제공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젖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김정원 기자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젖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김정원 기자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젖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김정원 기자
18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홍북읍 갈산리의 한 젖소농가에서 젖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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