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8년 목표 4단계 계획 수립 남북 과학기술발전 양상 따른 사회·경제 등 미래발전 전망

카이스트, 통일을 말하다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지음·김영사·452쪽·1만 8000원

남북관계에 있어서 2018년은 기념비적인 해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그 어느 때보다 평화와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의 모습은 각기 다를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통일을 이룰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잘 알지 못한다. 이에 국내 최초의 미래학 연구·교육기관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사단법인 미래학회는 앞으로 30년 뒤인 2048년, 통일 준비가 마무리되는 것을 목표로 4단계 통일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사회, 정치행정, 외교, 경제, 과학기술, 산업, 환경, 자원 등 각 분야에 걸쳐 세부 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물을 담은 이 책은 묵묵하고 담대하게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70여 년간 남북의 동질성은 훼손되고, 생활 격차는 너무나 벌어져버린 데다가 한반도를 분단으로 몰아넣었던 국제정치의 역학 관계도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을 뿐,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환경이 허락을 한다 해도 아무런 준비 없이 통일을 맞는 것은 또 하나의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변동을 초래하는 시대이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준비하는 통일 전략은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남과 북의 공존, 인간과 AI의 공존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한 단계별 주요 과업과 남과 북의 과학기술 발전 양상을 4단계로 제시했다. 1단계(2018-2027)에서는 경제협력과 자유왕래, 북한의 사회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이 시급한 과제다. 남한은 지능정보사회에 진입하는 반면 북한은 농업, 경공업의 기반을 다지고 사회의 기초 인프라와 정보화 사회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2단계(2028-2037)는 단일경제권과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남한은 인공지능사회로 진입하고 북한은 지능정보사회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남한과 북한은 상호 분업화된 경제협력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3단계(2038-2047)의 시기엔 1국가 2체제로 진입하게 되고, 단일화폐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한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싱귤래리티(특이점) 초기 단계에 이르러 인간과 AI의 공존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북한은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접목되는 시기이다. 4단계(2048-)는 1국가 1체제의 통일국가로 들어서는 시기이다. 정치·경제적 통합과 문화·심리적 통합을 아울러 추구하는 단계이다. 이는 무수히 많은 가능한 미래상의 하나 이지만 남북통일을 위한 긍정적인 미래상을 설정하고 인식을 공유하며 의지를 모으는 것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다. 이 책은 이제 우리 한반도가, 한국 사회가 그리고 북한 사회가 주도적으로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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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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