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예약문화에 대한 의식이 성숙하지 않다. 올해 열린 평창올림픽에서도 노쇼(No Show)로 인한 피해 기사가 연일 나오기도 했다. 식당, 비행기, 호텔예약을 비롯하여 공연예매에 대해서도 노쇼(No Show)는 발생한다. 노쇼(No show)란 예약을 해놓고도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슈로 삼을 만큼 노쇼(No Show)는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약 혹은 예매에 대한 기본적인 에티켓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에티켓(estiquer)`은 예법 규정에 대한 것으로 여러 가지 유래가 있는데 그중 프랑스 베르사이유 정원 푯말의 유래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그 당시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초대받은 귀족들은 각자 자신만의 변기를 휴대해야만 했는데, 간혹 자기 변기를 챙기지 못한 귀족들이 왕궁 정원에다가 용변을 보곤 했다. 결국 참다 못한 궁전 정원사가 `정원 내에서는 용변을 보지 말라`라는 의미로 푯말을 세워 놓게 된 것이 에티켓의 유래이다.

지난 주말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새벽의 연극 `아버지 없는 아이`가 중국, 러시아작품과 함께 500석 규모의 서울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전석 무료로 앵콜 공연을 올렸다. 그런 이유로 공연소식이 나오자마자 예매가 매진되는 바람에 진짜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표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공연장이 관객으로 꽉 차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의외로 여러 좌석이 연속으로 비어있거나, 듬성듬성 구멍이 나 있는 곳들이 꽤 보였다.

현장감 넘치는 연기와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연극을 보고자 한다면 배우의 연기력, 멋진 무대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배우, 무대, 관객의 호흡과 반응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완벽한 연극이 나올 수 있다. 결국 노쇼(No Show)는 배우에게나 관객에게나 큰 손실을 준다. `예매약속 지키기`는 연극에서의 `에티켓`이다. 에티켓이 있는 성숙한 관객이 되기 위해서는 관객 스스로의 자성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 노쇼(No Show)에 대한 패널티를 적용해 성숙한 예약문화 정착을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 장은숙 연극배우·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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