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IOC 선수위원 인터뷰] "스포츠 통한 남북 교류 밀알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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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IOC선수위원은 ""며 ""고 말했다. 사진=강은선 기자
"탁구는 항상 남북교류를 끌었던 평화의 스포츠입니다. 이번 대회가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의 중심에 다시 한 번 도약점이 되길 바랍니다."

제18회 코리아오픈국제탁구대회가 열린 17일 오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만난 유승민(3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탁구로 하나된 남북 관계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체육이나 다른 분야에서 관계 및 교류를 하면서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상호 간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북측의 뒤늦은 대회 참가 확정에는 국제탁구연맹(ITTF)과 정부의 역할도 있었지만 유 위원의 공이 컸다.

대한탁구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는 유 위원은 대전 코리아오픈의 북한 참가와 대회 기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한국 창구를 맡아 북측과의 대화에 나섰다.

남북단일팀 중 유 위원은 여자복식 남북단일팀인 서효원·김송이 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의 맏언니인 서효원은 세계랭킹 11위, 김송이는 55위로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유 위원은 이들 복식조를 향후 전략적 복식조로 육성할 계획을 그린다.

그는 "수비선수들은 복식을 구성하기 굉장히 까다로운데 이번에 공교롭게 잘 맞아 떨어졌다"며 "국제탁구연맹도 이들 복식조에 관심을 갖고 있다. 향후 전략복식조로 구성하는 것을 논의해 볼 참"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도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도쿄올림픽에서도 남북단일팀 구성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 위원은 "중요한 건 여기서 끝이나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앞으로 남북이 스포츠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고 말한 뒤 "그것이 스포츠가 갖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사뭇 달라진 남북선수단의 분위기도 전했다.

유 위원은 "예전엔 북한과 붙으면 선수들이 꼭 이겨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지금은 승패를 떠나 스포츠를 매개체로 남북이 격의없이 소통하고 웃는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대전에서 머물고 있는 북측선수단의 근황도 전했다.

그는 "북측선수단이 대전서 지내는 것에 굉장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진행됐던 합동훈련도 격 없이하는 등 남측선수단과의 합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북측선수단에 집중돼있는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일부 우려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북측 선수단은 시합을 하러왔지 이슈메이커로 온 게 아니다"라며 "국제탁구연맹 주최 대회 중 가장 격이 높은 대회로 목표를 갖고 나온 선수들이 남북이슈에 묻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어 "남북단일팀은 기술 교류를 하면서 어떻게 시너지를 낼까 테스트하는 것도 있는데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경기하는 데 보탬이 되긴 어려워 조금 밸런스를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유 위원은 앞으로도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에 씨앗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남북 가교 역할, 체육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려고 해요. 항상 그래왔듯 발로 찾아다니며 남북 및 체육계의 발전을 위해 발전적인 방향을 만들 수 있도록 밀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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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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