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올해 이어 내년까지 두 자릿수 인상되며 자영업자들의 한 숨이 늘고 있다. 경영적자를 막고자 제 1 금융권을 넘어 비은행기관으로 대출이 몰리면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조사한 `대전충남지역의 가계 및 자영업자 부채 현황 및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지역 자영업자 부채는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영업자부채는 연평균 16.7% 증가해 지역 전체 가계·자영업자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순수가계부채 증가율인 6.2%의 2배 이상에 달할 뿐더러 전국 평균 10.8%에 비해서도 5.9%포인트가 높다. 차주 1인당 부채 증가율도 6.8%로 전국평균 4.3%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대전·충남지역 자영업자부채의 누적된 양을 살펴보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출도 제도권 밖으로 향하고 있다. 2016-2017년 사이 비은행권 대출은 13.5% 증가, 은행대출 7.5%의 2배 가까이 달하고 있다. 전체 부채에서도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9.8%로 절반 가까이 이르고 있다. 비은행대출의 손을 빌릴 경우 만기도 짧고 이자가 높아 부채 부담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

한은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대전충남지역의 경우 자영업자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비은행권 중심 부채구조, 자영업자 소득여건 악화 가능성 등 다양한 취약 요인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는 데다 내년 또한 인상이 예고되며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적자를 방지하기 위해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비은행기관을 찾아 잦은 대출이 이뤄질 경우 지역 경제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 서구의 한 외식업 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 복지 차원에서는 좋은 이야기지만 고용주 입장에서는 매출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올해 들어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임대를 내놓은 식당들이 많아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여파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