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17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선정 문제를 매듭짓기로 한 가운데 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오늘 예정된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할지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생각대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어렵게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다 해도 순탄하게 잘 굴러갈 것인지도 의문이다.

김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의 한쪽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부터 역설적이다. 그에 대한 친박 색채 의원들과 초·재선 그룹의 시선이 차갑고 적대적일 정도로 난감한 현실이다. 당 대표 부재 상황의 한국당 원내 사령탑임에도 불구, 자신에 대한 비토세력과 연일 치고 받고 있는 것은 딱한 일이다. 당내 반발기류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백 번 한다고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하며 요지부동인 형국이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고 있는 제1 보수야당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가 이처럼 불편해 진 것은 전적으로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다만 당내 일단의 의원들로부터 사퇴 대상이 된 처지에 있다는 것은 사실상 리더십이 온전치 못하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으며 그런 가운데 출범하는 비대위 체제가 전권을 쥐고 한국당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비대위 출범 준비 업무를 맡아온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 선정권한을 김 원내대표에게 일임키로 한 것도 아리송하다. 그동안 비대위원장 후보를 5배수로 압축하는 등 유난을 떨다가 막판에 발을 빼려는 태도는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 참패 한달을 넘기고도 지금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완패했으면 비상한 각오로 임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차후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도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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