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학반응 실시간 관찰… 반응성 향상 원리 밝혀

주사 터널링 전자 현미경을 이용한 백금-니켈 촉매 표면의 초고진공, 상압 일산화탄소, 상압 산소, 일산화탄소 산화 반응 환경에서의 실시간 표면 직접 관찰 이미지. 자료=KAIST 제공
주사 터널링 전자 현미경을 이용한 백금-니켈 촉매 표면의 초고진공, 상압 일산화탄소, 상압 산소, 일산화탄소 산화 반응 환경에서의 실시간 표면 직접 관찰 이미지. 자료=KAIST 제공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 속에는 4가지 기본 맛인 단만, 쓴맛, 신맛, 짠맛과는 다른 감칠맛이 숨어 있어 있다. 감칠맛의 비밀이 궁금했던 한 일본의 과학자는 오랜 연구 끝에 글루타민산이라는 화학 결정을 찾아내게 된다. 음식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리는 미원이나 다시다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이 발견으로 조미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되면서 그 전까지는 경험적으로 내던 `손맛`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정확한 과학적 원리를 발견하는 일은 이같이 실용성을 대중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측면에서 KAIST EEWS 대학원 박정영·정유성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합금 촉매의 활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AIST는 박정영·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합금 촉매 표면에서 벌어지는 화학 반응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합금 촉매의 반응성 향상과 직결된 반응 원리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합금 촉매는 단일 금속 또는 금속 산화물 촉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 연료전지반응이나 탄소계열 공업화학반응 등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합금 촉매 반응의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아 촉매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표면 직접 관찰 기기의 한계점을 크게 개선한 `상압 주사 터널링 전자 현미경`과 `상압 X-선 광전자분광기`를 활용해 백금-니켈 합금 촉매 표면의 역동적인 변화 과정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실제 반응 환경에서 백금-니켈 합금 촉매의 반응성 향상 이유가 금속-산화물 계면 나노구조의 표면 형성으로부터 시작됨을 밝혀냈다.

또 일산화탄소 산화반응 과정에서 백금 혹은 니켈 산화물 단일 촉매에 비해 금속-산화물 계면 나노구조가 갖는 비교적 낮은 활성화 에너지는 촉매 반응 원리 상 반응성 향상에 보다 유리한 화학 반응 경로를 제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는 차세대 고성능 촉매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반응성 향상 원리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초고진공 환경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표면 과학이 풀지 못한 실제 반응 환경에서의 합금 촉매 반응 과정을 직접 관찰한 첫 연구사례"라며 "직접 관찰과 양자 계산을 통해 합금 촉매의 주된 활성 자리가 계면임을 규명한 연구로, 다양한 합금 촉매의 설계 및 최적화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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