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재판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안 전 지사 부인 민주원씨의 증언 내용에 이목이 집중된다. 남편의 결백을 위해 민씨가 어떤 증언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법정 공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13일 안 전 지사의 공판에 피고인측 증인 3명을 출석시켜 증언을 듣는다. 이날 출석 예정인 증인은 민씨를 비롯해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와 함께 안 전 지사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성모씨, 충남도청 공무원 김모씨 등이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증인은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씨다. 민씨는 안 전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김씨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위치라는 점에서 증언 내용에 따라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씨와 관련된 내용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민씨의 증언 방향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지난 9일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구모씨는 "민 여사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이 있다. 이상해서 내가 12월에 바꾸자고 했고 김씨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증인을 통해 민씨가 진작부터 김씨의 행동에 이상을 느꼈다는 이 같은 발언은 안 전 지사의 범죄 혐의에 유무죄를 판단하는 직접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안 전 지사와 김씨가 합의에 따른 성관계를 했다는 주장과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상황인 만큼 간접적인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인상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