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과의 인터뷰서 올해 내 한반도 종전선언이 목표 언급도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대통령궁에서 리센룽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관계격상을 협의하고 관민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무엇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자, 신(新)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인 싱가포르와 4차 산업을 포한한 경제 분야는 물론 안보분야까지 협력범위를 넓혀가기로 해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외교 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0면>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국민 간 우호협력이 관계 발전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양국 간 청년 진출 및 우수 인재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인은 63만 여명이고, 한국을 방문한 싱가포르 국민은 22만 여명이다.

두 정상은 또 그동안 양국이 추진해온 상생·번영의 경제협력을 평가하면서, 향후 싱가포르의 교통·인프라·에너지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보유한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 제조, 핀테크, 바이오·의료,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스타트업 분야 교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양 정상은 회담 이후 양국간 협력 증진을 위한 6건의 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질서 구축 협력 MOU`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연내 타결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한·싱가포르 FTA 이행위원회 조기 개최를 통해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는 내용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협력 MOU`는 양국 간 4차 산업혁명 기술 협력을 통한 첨단기술 획득 및 제3국 시장 진출 기반을 주 내용으로 한다. `중소기업 혁신 및 스타트업 협력 MOU`는 한국과 싱가포르 중소기업·스타트업 간 교류 활성화 및 국제화 증진을 골자로 다뤘다.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중점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 관련 우리나라 협력을 다룬 `해외 스마트시티 공동진출 MOU`도 체결됐다.

두 정상은 또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민간 우호·협력 증진 방안 △상생번영의 경제협력 방안 △한반도 문제 등 역내 평화·안보 증진 방안 등을 골자로 한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보타닉 가든에서 친교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배양한 난초에 외국 정상의 이름을 붙이는 `난초 명명식`을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름이 붙여진 `Papilionanda Moon Jae-in and Kim Jung-sook`은 `파필리오난다` 난초 종(種)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리센룽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전 싱가포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시기 및 방법론을 놓고 북미간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는 시점에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또 "종전선언의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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