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빙그레) 이후 26년 만에 단독 2위로 마쳐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사진=신호철 기자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사진=신호철 기자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 전반기를 단독 2위로 마감하며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던 1992년 빙그레 시절 이후 무려 26년 만에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한화는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한화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부실한 마운드, 기복이 심한 타격 등으로 인해 약체 팀으로 지목돼 왔다.

이는 한화 내부적으로도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목표로도 반영됐다. 한용덕 감독 역시 시즌 개막에 앞서 목표를 5할 승률, 5위로 잡을 정도였다. 이마저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 전력 공백이 크지 않은 것을 가정한 목표치였다.

그러나 한화는 한 감독 체제가 시작되자마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1일 LG전 이후 5할 이상의 주간 승률을 달성했고 앞팀 도장깨기로 같은 달 19일 LG전을 마치고는 2위에 올라섰다.

2위 자리를 두고 SK, LG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인 끝에 한화는 마침내 전반기 2위를 지켜냈다.

◇`자율-소통` 바탕의 `믿음의 야구`=한화 반란의 비결은 한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자리잡고 있다.

한 감독은 훈련방식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한화의 체질 재정비에 나섰다. 시간과 양을 정해놓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훈련보다 선수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고 보완할 수 있도록 `자율 야구`에 집중했다.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경기력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한 감독의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

그 결과는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로 이어졌다.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이는 한 감독의 스타일도 한화를 변혁하게 만든 요인이다. 선발진은 최소 5이닝 이상을 소화하게 지켜보고 흔들려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도록 독려했다.

그 결과 한화의 선발진은 점차 안정세를 보이며 매 경기마다 향상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하주석의 경우 타격이 부진해도 수비가 좋은 점을 고려해 2군으로 내리지 않고 1군을 지키게 했다.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적용됐다. 최근 하주석, 최재훈 등 침체됐던 타선들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전급 선수층(Depth) 강화로 전력 상승=한화는 전반기 88경기 중 31경기를 역전승했다. 매 경기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이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승부처마다 무서운 집중력을 내보이며 전력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이는 한 감독과 코치진이 시즌 전부터 천명한 `주전급 뎁스 강화`가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진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육성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주전급 못지 않은 경기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의지였다.

강경학이 맹활약하며 주전급으로 성장했고 지성준, 정은원, 김민하, 백창수 주전급 선수층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급 선수층 강화의 결실을 내보이고 있다.

한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나와서 어려울 때 활약을 해줬고 기대 이상을 내줬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후반기에도 상승세 전망=17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에도 한화의 기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근우의 복귀로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고, 전반기 2군에서 올라온 김민우, 윤규진, 강경학 등이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주전급 뎁스 효과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감으로 중무장한 한화의 짜릿한 반란은 가을야구 이상의 목표를 만들어가고 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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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신호철 기자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신호철 기자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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