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처음읽는 수영세계사
처음읽는 수영세계사
에릭 샬린 지음/ 김지원 번역/ 이케이북/ 436쪽/ 1만 8000원

우리는 대체 왜 수영을 하는 걸까. 갓 태어난 아기들은 물에 들어가면 본능적으로 목 안쪽을 닫고 팔다리를 휘젓는 기본 동작을 한다. 이 능력은 우리가 수생환경에서 살았던 시절의 유물일까.

인간은 육지 포유류 중에서는 독특하게도 태지라는 지방질로 뒤덮인 채 태어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태지로 둘러싸여 태어나는 다른 유일한 포유류는 바다표범이다. 인류학자 일레인 모건은 이를 두고 `수생 유인원 가설`을 제시한다.

심리학자이자 과학자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수영을 우리의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더 높은 자아가 통제하거나 감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일부분인 감정과 무의식, 성의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수영보다 훨씬 더 자주하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일상적인 인간 활동보다 더 강력한 이런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저자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헤엄치는 태아였던 개인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그보다 훨씬 더 과거, 인류의 기원까지 좇는다.

우리가 수영을 가르친 개들을 제외하면 다른 육지 포유류는 자진해서 물에 들어가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은 아예 물을 피한다.

이런 일반화의 유일한 예외는 우리의 사촌인 영장류이다. 영장류는 다수가 종종 물에 담그고 그것을 굉장히 즐긴다는 온갖 신호를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가 짧은 물속 여행에 즐거움을 느끼도록 타고났다는 것으로까지 추정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진화론까지 훑으며 인간과 수영의 연관성을 찾는다.

오래전에 잊힌 과거의 물의 세계를 끄집어내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당대 사람들의 존재를 밝히고, 미래의 물의 세계에 대해 살펴보는 것 뿐 아니라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세계를 조명하고 그 기원과 진화를 시간과 문화, 장소에 걸쳐 알아본다.

현역 수영 코치이자 스포츠연구자인 저자는 수영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왜`라는 점을 오래된 감정적, 정신적, 문화적 관계에서 기원을 찾는다. 책 말미에서 저자는 지구 표면의 71%를 덮고 있는 바다를 개척해 생존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수영은 인간의 기본 이동 방식인 걷기를 대체하고, 우리는 결국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아쿠아티쿠스로 진화하게 된다는 흥미로운 가설도 제시한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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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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