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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료진 폭행 근절 해법은 엄벌 뿐

2018-07-10기사 편집 2018-07-10 18: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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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향한 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대전에서만 2016년 65건에 이어 2017년 56건이 발생하더니 올해는 상반기가 갓 지난 지난 6일 현재 51건의 폭행이 있었다. 얼마 전 전북 익산에서 술에 취한 40대가 의사를 무차별 폭행한 게 강 건너 불이 아니었다. 경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진에게 욕설과 폭력이 예사롭지 않게 자행되는 게 현실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폭행·폭언·성폭력 경험 실태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응답자 3778명 중 환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의료 노동종사자는 71%인 2682명에 달했다. 환자에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자도 10명 중 6명 꼴(60.8%)이었다. 폭행을 당해도 참고 넘겼다는 비율은 67%나 됐다. 반면, 문제 해결에 나선 경우는 100명 중 3명도 되지 않는 2.7%에 불과했다. 법적 대응에 나서지 못한 채 고스란히 피해를 감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응급실 폭행 행위는 단지 의료진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진료가 지연되면서 다른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지난 2013년 청주지법에서 응급실 의사 폭행 가해자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이후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 응급의료 행위를 방해하거나 의료시설을 파괴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탓이 크다.

강력한 처벌만이 유사 사태를 방지한다. 버스 운전자 폭행 시 승객 안전을 우려해 가중 처벌하듯 엄격히 법 집행을 하라는 얘기다. 당장 어렵다면 현행 처벌 조항만이라도 제대로 지킬 필요가 있다. 경찰과 병원 측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보건 당국은 응급실 경비요원을 배치하는 방안 마련을 미룰 이유가 없다. 주취자 진료에 따른 수가 보상 같은 현실적 지원책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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