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호 손정형외과 원장이 자신이 발명한 초음파 주사 유도장치를 소개하고 있다. 박영문 기자
손문호 손정형외과 원장이 자신이 발명한 초음파 주사 유도장치를 소개하고 있다. 박영문 기자
자신에게 필요한 의료기기를 직접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발명품을 내놓고 있는 의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손정형외과(대전시 중구)를 운영하고 있는 손문호 원장. 아버지에 이어 2대 째 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손 원장에게 있어서 발명은 이루지 못한 공학도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매개체다.

손 원장은 "어릴 때에는 의사보다는 공학이나 수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의사가 됐고, 의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발명에 대한 관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규모 의료기관보다 최신 장비를 갖춘 대형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은 오히려 그가 발명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줬다.

그는 "대형 의료기관과 규모면에서 밀리다 보니 수술실 운영을 포기하고 외래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다"며 "때문에 이전 보다 여유가 생겼고 의료기기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손 원장은 초음파 주사 유도장치(US-GUIDER)를 비롯한 의료기기 등 다양한 발명품을 개발하고 관련 특허 등록도 마쳤다.

손 원장은 "의사의 입장에서 다른 의사를 바라봤을 때, 좋은 의료기기가 있다면 수술 등 진료를 빨리 끝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US-GUIDER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발명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 이외에도 오토메틱 타입 등도 개발돼 있는 상태"라며 "보건신기술 등록은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특허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하얀 눈밭에 발을 먼저 내미는 게 발명이라 여기는 손 원장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발명이라는 것은 없는 걸 창조하는 게 아니고 불편을 개선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명을 통해 개원의로서 도전할 수 있는 넓은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보다 더 큰 의료기기 시장이 있는 미국으로 진출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는 또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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