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충청 정치권 관심사는 지역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직을 몇 개 정도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의장 후보는 사실상 결정된 상황인 만큼 부의장 자리를 비롯해 18개 상임위원장직 중에서 비비고 들어갈 여지를 말한다. 상임위원장직은 실질적인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자리에 지역 대표성을 띤 의원들이 가급적 여러 명이 진출하면 더 할 나위 없음은 물론이다.

충청 의원들 도약 가능성에 대한 여야 정치권 안팎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인 기류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당 의원들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한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 중에서도 상임위원장 보직을 꿰차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선수(選數) 등 면에서 다소 역부족 상황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반면에 한국당은 3·4선 의원들 중심으로 상임위원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럭저럭 계산이 맞아떨어진다면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 이명수 의원 등이 후반기 국회에서 감투를 쓸 만한 그룹으로 간주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3선 의원에 이르렀음을 고려할 때 그들의 능력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임위의 장(長) 노릇을 할 때도 됐다고 본다. 한국당 몫 국회 부의장 1자리 역시 충청 의원들 사정권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오르지 못할 나무도 아니다. 대전 출신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4선 시절인 19대 국회 전반기에 부의장을 지낸 것처럼 이번엔 충남 출신 정진석 의원도 4선 반열에 올라 있어 부의장단 진입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정 의원도 이런 주변의 기대를 인식하고 조심스레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때일수록 정파 불문하고 지역 의원들의 자연스런 결속과 끈끈함이 작동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는 말도 있듯이 누가 됐든 상임위원장직을 맡게 되면 지역이 빛나는 것일뿐더러 적잖이 덕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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