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들을 놀라게 한 `발암물질 고혈압 치료제` 파문이 주말이 지나서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주말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며 해당 성분 사용허가를 받은 219개 제품의 판매·제조를 중지시켰다. 문제의 원료는 유럽의약품안전청이 발암물질이 검출돼 회수 중이라고 밝힌 중국산 `발사르탄`이다. 환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믿었던 고혈압 치료제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데 누가 경악하지 않겠는가. 처방중인 혈압약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식약처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다. 지역 병의원에도 어제 하루 환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주말임에도 식약처가 해당제품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바람직하다. 구체적인 검출량 등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취한 조치로 보인다. 일일이 조사를 하기엔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늦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환자들의 불안을 실제 이상으로 부추기진 않았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식약처는 어제 판매 중지한 고혈압 치료제 219개를 점검한 결과 91개 제품은 해당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판매중지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과잉 대처가 늑장 대처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 아닐 수 없다.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충격이다. 그렇지만 성분 사용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실제 해당 원료를 사용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수입했으나 사용하지 않았다거나 허가를 받고도 실제 생산하지 않았다는 제약사들의 주장도 있다. 중국산 `발사르탄`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한다. 판매·제조가 중지된 약품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것도 최단 시일 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패닉에 빠진 고혈압 환자들을 위해 보건당국이 마땅히 해야 할 몫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